'중국의 하이테크 과학기술은 한낮 신기루일 뿐이다.'중국의 국유기업 개혁 방향 등 굵직한 국가정책 사안에 대해 곧잘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경제학자 랑셴핑(郞咸平) 홍콩 중문대 교수가 이번에는 첨단 하이테크 분야에 대해 따가운 일침을 가했다.
특히 랑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 정부가 최근 자주적 기술강국 실현을 목표로 '자주창신(自主創新)'에 국가역량을 총집중하고 나선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정부와 산학연 관계자들은 지난달 9일 인민대회당에 모여 '자주창신으로 2020년까지 기술자립형 기술강국으로 도약할 것'을 결의했다. 이달 들어서는 국무원이 과기개혁 원년을 선포한 뒤 향후 15년 안에 27개의 최첨단 기술을 개발해 기술강국 5위에 진입한다는 내용의 '과기발전 청사진'을 내놨다.
이런 방침에 따라 2000여명의 과학자ㆍ기술자 풀이 구성되고 자주창신 순회단이 발족되는 가하면 광둥(廣東)성의 선전 등 일부 지방에서는 민간과 군수기술을 통합관리하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지도부와 민간, 군당국 모두가 이렇듯 과기입국에 매진하고 있는 판에 랑 교수는 돌연 "중국에는 진정한 하이테크(기업)가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과학기술을 하겠다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꼭 '중찬관(中餐館ㆍ중국식당)'을 운영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이 자랑하는 정보기술(IT)기업 롄상(聯想), 칭화쯔광(淸華紫光), 팡정(方正)에 대해서도 "시장대응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첨단 IT기업화 전략에서 성공을 못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랑 교수는 "한국의 삼성처럼 혁신적 사고로 시장을 리드해 나갈 수 있어야 진정한 첨단 IT기업"이라며 중국에서는 선전의 중싱통쉰(中興痛訊), 홍콩의 창장성밍(長江生命), 대만의 훙하이징미(鴻海精密) 정도가 첨단기업 축에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발간한 '커환(科幻ㆍ과학기술의 환상)'이라는 저서에서도 제도나 플랜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기업의 저효율, 연구ㆍ개발 체제와 혁신적 사고의 부족 등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첨단기술을 배양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가 중국 사회의 고루한 전통적 문화관념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예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失敗是成功之母)', '닭 잡는데 소 잡는 칼 쓰지말라(殺鷄不用牛刀)', '작은 힘으로 큰 성과를 노린다(四兩拔千斤)'는 속담을 꼽았다.
또 '무자격자가 관시(關系)로 고위직에 앉아 전문가를 부리는 것(外行領導內行)', '닭머리가 될지언정 봉황 꼬리는 안 되겠다(寧做鷄頭 不做鳳尾)', '성과보다는 실수만 안 하면 그뿐(不求有功但求無過)', '한방에 뭔가를 보여주겠다(不鳴則已 一鳴驚人)'는 관념들이 자주창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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