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 위안화 절상' 이후 어느덧 4주가 흘렀다.
외부에서 눈치채지 못한 전격적인 조치라는 것 외에 절상 발표 당시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10일 통화바스켓과 관련된 발표로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상에 대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A. 절상 이후 시장의 반응 = 절상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매우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절상 직전 달러당 8.28위안이던 것이 `2.1%' 절상 직후 8.11위안으로 조정된 이후 8.10-8.11대의 극히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미미한 위안화 절상폭 때문에 위안화의 추가 절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중국 외환당국이 개입을 통해 위안화를 안정적인 수준에서 운용한 결과로 해석됐다.
중국 주요 은행 지점에서도 큰 혼란없이 소폭 절상된 위안화가 무리없이 거래되고 있다. 절상이후 은행창구에 나온 고객들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강조해온 방식으로 위안화 절상이 된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제 중국 환율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달러화 보유 자산을 대부분 위안화로 전환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창구 직원도 "많은 외국계 기업에서 달러화의 위안화 환전 문제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 "고 전했다.
그러면 위안화의 추가 절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일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위안화 환율이 장기적으로 점진적인 절상과정을 거치겠지만 그 속도는 매우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은행 상하이 지점 박영봉 지점장은 "전격적으로 평가절상을 단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위안화를 절상할 가능성은 적어도 2-3개월내에는 없다"고 말했다.
위안화 추가 절상을 예상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외환당국이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강력한 개입에 나설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상하이의 한 은행관계자는 "통화바스켓은 참고용일 뿐 사실상 위안화는 중국이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만일 중국 정부가 과도한 절상 기대감을 안정시키지 못할 경우 핫머니들의 급격한 유입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핫머니가 유입되면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들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등 중국 경제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된다. 하지만 위안화가 워낙 급팽창하는 중국경제의 동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볼 때 추가절상은 불가피하다는게 시장의 반응이다.
B. 드러나는 통화바스켓 윤곽 = 위안화 평가절상 이후 시장에서는 과연 새로운 환율시스템의 핵심인 `통화바스켓'에 어떤 화폐가 포함될 지에 쏠렸다.
그 해답이 나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0일 위안화 페그제를 철회하고 복수 통화 바스켓 제도를 도입한 후 처음으로 위안화 통화바스켓의 구성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우리나라 원화가 미국, EU, 일본 통화와 함께 위안화 환율을 결정하는 4대 주요 통화에 포함됐다는 것. 인민은행은 달러와 유로, 엔화와 함께 원화가 위안화 바스켓을 구성하는 4대 통화라고 밝혔다.
또 싱가포르 달러, 영국 파운드, 말레이시아 링기트, 호주 달러, 러시아 루블, 태국 바트, 캐나다 달러 등 7개 통화도 바스켓에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위안화 통화바스켓은 `4+7'이라는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냈다.
인민은행 관계자는 "중국의 무역파트너로서의 중요도에 기초해 통화 선정과 바스켓 내 비중 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무역 규모가 100억달러 이상인 국가 및 지역이 매우 중요하며 50억달러 이상인 국가들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바스켓 구성내역을 발표했지만 바스켓에서 각국 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제 금융권 일각에서는 "중국이 여전히 비밀스러운 절차를 통해 환율을 통제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 환투기 세력의 공격 가능성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중국으로서는 통화 구성비율을 밝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복수통화 바스켓 제도를 도입한 목적도 바로 이러한 점을 고려한 때문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7월말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칼리온은 중국이 채택한 위안화 복수바스켓 구성 통화 가운데 한국 원화가 9.8%를 점유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원화 외에 달러화가 20.5%, 엔화 21.3%, 유로화 19.1% 등 3개 통화가 60.9%로 주종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상하이 지점의 박동주 부지점장은 "교역비중으로 바스켓 통화를 선택했다면 원화는 당연히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로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싱가포르 바스켓에도 원화가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통화바스켓에 원화가 포함된 것은 향후 위안화 환율과 원화의 동조화 여부와 연관된다. 이에 대해 박 부지점장도 "앞으로 위안화 환율과 원화의 동조화 정도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C. 통화바스켓에 홍콩과 대만 달러는 왜 빠졌나 = 당초 전문가들이 위안화 통화바스켓에 포함됐을 것으로 전망했던 홍콩 달러화와 대만 달러는 인민은행이 공개한 바스켓 구성통화에 포함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홍콩과 대만은 모두 중국의 10대 교역 파트너에 꼽힌다. 지난해 중국의 대홍콩 교역액은 1천126억8천만달러로 교역 비중(9.8%)이 한국보다 높다. 대만과의 교역액(783억2천만달러)도 호주와 러시아, 캐나다 등과 비교하면 몇 배나 많은 수준이다.
먼저 홍콩 달러의 경우 대미달러 연계환율(pegging system)이 고려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홍콩은 서비스업 위주의 경제 구조를 지탱하기 위해 홍콩 달러를 미달러화에 묶어놓는 환율 제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사실상의 미달러화(Dollarization) 지역으로 분류된다.
위안화의 환율제도 변경에도 불구하고 홍콩 달러가 미달러화를 벗어날 가능성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위안화의 외환 바스켓에 홍콩 달러도 편입한다면 전체적으로 바스켓내의 미달러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의 경우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비록 중국이 대만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부상했다고는 하지만 양안 교역은 여전히 직교역이 아니다. 대부분 중계무역이 주류를 이루며 미달러를 결제 통화로 삼고있다.
따라서 대만 달러를 위안화 외환 바스켓에 포함할 경우 홍콩에서와 마찬가지로 결과적으로는 미달러 비중을 높이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여기에 정치적인 문제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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