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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중계무역도시서 제조기지로 탈바꿈, 우루무치시는 중앙아시아의 상하이 등록일 : 2005-10-19 조회수 : 498

중국 서부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도 가장 서쪽 끝 국경도시 아라산커우(阿拉山口). 이곳의 위구르족 사업가 카티 아부라티(45)씨는 요즘 세관 근처에 피혁가공 공장을 짓느라 바쁘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카자흐스탄에서 소가죽과 양가죽을 수입해 저장성(浙江省)과 광둥성(廣東省)의 가공업체에 팔아 번 돈을 몽땅 쏟아붓고 있다.


그가 연간 수입하는 가죽은 85만장. 그는 “가죽만 팔아서는 수입이 적고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서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부터는 핸드백과 가죽의류 등을 직접 생산해 중앙아시아에 수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우수한 가죽제품 디자이너를 채용하기 위해 매주 비행기를 타고 중국 각지를 다닌다. 아라산커우 배후 도시인 보러(博樂)에는 아부라티씨처럼 수출상품 공장을 세웠거나 변경무역 관련 투자를 진행 중인 업체가 300여곳에 달한다.


타지키스탄 국경과 가까운 카스(喀什)시 시내에 지난 8월 연산 30만대 규모의 TV 생산공장이 들어섰다. 이 공장은 91년 설립된 시 정부 산하의 ‘카스변경수출입무역’ 회사가 산둥성(山東省) 가전업체인 하이신(海信)과 합작해 세운 것. 이 회사 왕젠화(王建華) 사장은 “그동안 타지역에서 만든 전자제품을 납품받아 수출했지만 중계무역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직접 생산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시험 가동 중인 공장에선 지난달 29일 남녀 직원 130여명이 생산 라인에 붙어서 TV를 조립하고 있었다. 공장 벽에는 ‘발전개혁’ ‘건설창조’ 등의 구호가 한문과 위구르어로 붙어 있었다. 왕 사장은 “올 연말까지 TV 3만대를 중앙아 각국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新)실크로드가 변하고 있다. 그 옛날 비단 대신 각종 공산품을 중앙아시아 각국에 수출하는 ‘변경무역’의 중간 기지에서 수출상품의 제조 기지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신실크로드의 핵심 도시 우루무치(烏魯木?)는 투자·제조·무역·금융·소비의 중심지로 거듭나면서 중앙아시아의 ‘상하이’(上海)로 변신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치구 정부는 각 도시에 수출공단을 조성하고 외자 유치에 적극 나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홍콩·대만 자본이 신장에 세운 기업은 방직업체 위주로 120곳에 이른다. 홍콩 신이발(新怡發)그룹은 10억위안(약 13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우루무치 등지에서 의류업체와 도매 상가를 운영 중. 이 기업의 황쑤눠(黃蘇諾) 회장은 “중앙아 수출 시장이 계속 넓어질 것으로 보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신장자치구의 수출품 제조업은 아직 이륙 단계지만 의류·신발은 이미 기반을 굳혔다. 카스시 진신(金辛) 경제무역국장은 “신장자치구 내 16개 신발 제조업체에서 파키스탄에 수출한 제품이 현지 시장을 장악해 지난 6월 파키스탄 관세 당국이 덤핑 조사를 벌였을 정도”라고 했다.


이런 발전 덕분에 자치구 성도(省都)인 우루무치는 마천루가 빽빽이 들어서고 고속도로가 시내를 가로지르는 현대식 대도시로 변모했다. 시내 곳곳은 호텔과 상가 신축 공사 소음으로 시끄럽다. 인구 190만명인 우루무치는 재작년까지 5곳이던 5성급 호텔이 현재 8곳으로 늘었다. 신장성 철도국이 건설비 3억위안(약 390억원)을 전액 투자해 올 1월 문을 연 로열인터내셔널호텔은 로마 신전을 본떠 지었다. 자위슈(賈玉秀) 지배인은 “앞으로 우루무치가 유치할 서구 투자자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기 위해 유럽식으로 지었다”며 “철도국이 호텔을 지은 것은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실크로드는 기원전 2세기부터 멀리는 유럽까지 중국산 비단이 팔려 가는 교역로였다. 7세기 중엽 전성기를 맞았던 실크로드는 이후 해상 무역로에 자리를 내주고 쇠퇴했다. 1990년대 초 구소련 붕괴 이후 소련의 지원에 의지하던 중앙아 각국이 중국과 무역을 트면서 이곳은 ‘신실크로드’로 부활했다.


이곳에서 비즈니스로 큰돈을 번 사람과 그들을 겨냥한 고급 소비문화도 등장했다. 2001년부터 건자재 변경무역을 하는 위구르족 아미르 투르크씨는 30평 아파트의 아래위 층을 터서 산다. 그는 “부유한 무역업자 등을 노리고 처음부터 복층식 큰 평수로 지은 아파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후웨이밍(胡偉鳴) 우루무치시 경제무역국장은 “외국 자본과 중국 동부의 민영 기업을 적극 유치해 우루무치를 제조업과 무역이 결합된 ‘서부의 상하이’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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